미래에셋자산운용 정의현 ETF운용본부장(사진 오른쪽)은 26일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정책 의미와 그 수혜 섹터 파헤치기' 웹세미나에서 남은 상법 개정안의 최수혜주로 증권과 지주회사를 뽑았다./미래에셋자산운용 유튜브 갈무리
[비욘드포스트 신용승 기자] "자기주식 보유 비율 상위 종목에 증권과 지주사주가 다수 포진돼 있습니다. 자사주 소각으로 발행 주식이 감소하고 EPS(주당순이익)가 증가하는 등 리레이팅(재평가)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정의현 ETF운용본부장은 26일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정책 의미와 그 수혜 섹터 파헤치기' 웹세미나에서 남은 상법 개정안의 최수혜주로 증권과 지주회사를 뽑았다. 현재 국회에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4분기부터 상장사의 자사주 공시 의무를 강화할 예정이다.
정 본부장은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400포인트를 돌파했고 이번 랠리는 AI(인공지능), 조선, 방산, 원전 그리고 정책 수혜주가 주도했다"며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기업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미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KB금융, 셀트리온, 신한지주, 삼성물산 등이 대표적이며,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절반 이상이 배당 성향을 높였다. 배당금을 증액한 기업도 빠르게 늘고 있어 정부 정책에 발맞춰 주주환원 기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정 본부장은 "미국·영국·독일 등은 자사주 의결권을 제한하고 제3자 처분 시 주주 보호 장치를 운영하지만, 한국은 제도적 미비로 기업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의무 소각이 제도화되면 한국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사주 비율 상위 종목./미래에셋자산운용 유튜브 갈무리
자사주 소각 의무화의 직접 수혜 업종으로는 증권과 지주회사를 선정했다. 실제 지난 7월 관련 법안 발의 당일 신영증권, 부국증권, 롯데지주 등 자사주 비율이 높은 종목군이 강세를 보였다.
정 본부장은 "저평가된 지주회사와 증권주가 리레이팅을 기대할 수 있다"며 국내 유일한 지주회사 ETF(상장지수펀드)인 TIGER 지주회사 ETF와 TIGER 증권 ETF를 대표 상품으로 제시했다. 특히 증권주는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여전히 1배 미만으로, 자사주 소각 및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확대와 함께 반등 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춘 기업들의 배당 확대 흐름에도 주목했다.
정 본부장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뿐만 아니라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주주 환원 확대에 대한 모든 종합적인 수혜를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와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 두 상품으로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는 10월 중순부터 월 분배금을 기존 주당 48원에서 50원으로 상향할 예정이다. 연간 분배율은 4.8%로 상향된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는 연초 주당 68원을 지급했고 8월 70원으로 상향 지급한 바 있다. 9월 말부터는 72원으로 상향 지급할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2011년 자사주 소각 의무 폐지 이후 지속된 주주가치 희석이 제도 복원을 통해 개선될 것"이라며 "주주환원 정책 강화는 코스피 5000 시대를 열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라는 정부 정책에 기업이 동조하고 있고, 이는 장기 투자자에게 기회"라며 "정책 모멘텀에 맞춘 ETF 투자가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