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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갈등이혼, 명절이 불씨가 되는 가족 갈등… 현명하게 해결하려면?

김민혁 기자 | 입력 : 2025-10-14 09:00

사진=김경태 변호사
사진=김경태 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명절이 다가오면 많은 이들이 가족과의 즐거운 만남을 기대한다. 하지만 시댁 중심의 명절 문화는 며느리에게 과중한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다. 명절 음식 준비부터 집안일까지 며느리가 도맡아 하면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된다. 여기에 시부모와의 생활방식이나 가치관 차이가 부딪히면 갈등은 한층 더 심화된다. 특히 배우자인 남편이 갈등 상황에서 중재나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며느리는 점점 고립감을 느끼며 상황은 악화되기 쉽다. 명절이라는 특수한 시기에 평소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면서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결단으로 이어진다. 명절이 단순히 가족이 모이는 자리를 넘어 그동안 쌓인 불만이 터져 나오는 계기가 되는 셈이다.

법적으로 고부 갈등 자체가 곧바로 이혼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840조에서는 이혼 사유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데, 단순히 시부모와 며느리 사이의 갈등만으로 이혼이 인정되기는 어렵다. 다만, 민법 제840조 3호에는 ‘그 배우자의 직계 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가 이혼 사유로 명시되어 있다. 예를 들어, 시어머니나 시아버지가 며느리에게 지속적으로 폭언, 모욕, 무시, 차별적인 대우를 일삼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배우자인 남편이 이러한 심한 부당 대우를 알고도 방치하거나 오히려 가담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부부 관계는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판단된다. 단순한 갈등이나 의견 차이와는 달리, ‘심히 부당한 대우’는 반복적이고 본인 존엄성을 침해하는 수준이어야 하며, 그 영향으로 부부 사이의 신뢰와 협력이 깨졌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부부가 장기간 별거하거나 정상적인 혼인 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게 되면, 법원은 ‘혼인 관계 회복 불능’으로 판단해 이혼을 허가한다. 즉, 고부 갈등이 법적 이혼 사유로 인정되려면 단순한 불편함이나 일시적인 다툼을 넘어 배우자의 직계 존속으로부터 받은 심각한 정신적·정서적 학대가 입증되어야 하며, 배우자가 이를 중재하거나 막지 않은 책임까지 인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고부 갈등이 심각하다면 감정에 치우치기보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해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부갈등이혼에서 위자료 청구도 중요한 문제다. 시부모의 언행이 직접 원인이 됐다고 해도, 법적으로 위자료 청구는 주로 배우자에게 집중된다. 배우자가 갈등을 묵인하거나 오히려 조장했다면 위자료 책임이 커진다. 재산분할은 혼인 기간 동안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원칙에 따라 결정되므로 고부 갈등 자체가 분할 비율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혼인 파탄의 책임과 연결되면 위자료와 함께 고려될 수 있다. 양육권 판단은 무엇보다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하며, 고부 갈등이 자녀 양육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법원은 이를 반영해 양육권을 결정한다.

명절 후 고부 갈등이 이혼으로 이어지는 현상은 단순히 ‘명절 증후군’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다. 이러한 갈등을 줄이려면 부부가 서로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상호 지지해야 한다. 시부모와의 관계에서도 배우자가 균형을 잡아 과도한 부담이 한쪽에 집중되지 않도록 중재하는 것이 현명하다. 만약 갈등이 이미 극심해 혼인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법적 절차를 준비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때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문자, 녹취, 일기 등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자료는 법원에서 혼인 파탄의 원인을 입증하는 데 큰 힘이 된다.

법무법인 YK 전주 분사무소 김경태 변호사는 “고부갈등이혼에서 법원은 갈등 자체보다 그 갈등이 부부 관계 파탄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혼은 감정에 따른 충동적 결정이 아니라 법적 권리와 책임을 명확히 하는 과정이므로, 고부갈등이혼이라 하더라도 감정적 호소에만 그치지 않게끔 주의해야 한다. 구체적인 증거와 실무적인 전략을 준비하여 차근차근 진행해야 이혼 후 삶을 안정적으로 꾸려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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