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의 기준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수요자들은 대형건설사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안정성, 천세대 이상 규모가 주는 주거 품질, 도보권 역세권의 이동 편의성을 동시에 갖춘 단지를 우선 고려하는 분위기다. 이 세 요소가 균형 있게 충족되는 ‘3색 아파트’가 주거 선택의 확실한 기준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대출 규제 강화로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면서 시장에서는 실거주와 자산가치 모두를 확보할 수 있는 단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실거래에서도 확인된다. 경기도 과천시 ‘과천 자이’ 전용 84㎡는 11월에 25억8,000만원(9층)으로 신고가를 다시 작성했다. 지난해 10월 거래금액과 비교하면 5억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대형 건설사 브랜드, 2천 세대를 넘는 규모, 정부과천청사역 도보권이라는 조건이 강점으로 꼽힌다. 올해 10월 같은 면적이 25억8,0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상승세가 이어진 셈이다.
의왕시청역 SK뷰 아이파크 투시도./HDC현대산업개발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위치한 ‘동탄역 시범 한화 꿈에그린’ 전용 84㎡ 역시 11월 실거래에서 13억4,000만원(28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00만원 오른 금액이다. SRT와 GTX-A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동탄역이 도보권에 있어 교통 환경이 좋고, 1,800세대가 넘는 단지 규모가 주거 선호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두 지역 모두 최근 1년간 수도권 내 가격 강세 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이런 가운데 대형 브랜드와 대단지, 역세권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신규 분양 단지들도 이목을 끈다. 경기도 의왕시 고천동에서 분양 중인 ‘의왕시청역 SK뷰 아이파크’는 1,900여 세대로 구성된 아파트로, 전용 46㎡·51㎡·59㎡·74㎡·84㎡ 중심의 일반분양 물량이 배치돼 실수요자 관심을 모았다. 바로 앞에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의왕시청역(계획)’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교통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주변 정비사업과 공공주택지구 개발이 이어지면서 향후 약 2만 세대 규모의 신흥 주거지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최근 청약에서는 4,400여 명이 몰리며 전 세대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인천 미추홀구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시티오씨엘 8단지’를 분양 중이다. 총 1,349세대 규모로 조성되며 수인분당선 학익역(예정)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송도역 인근에서는 인천발 KTX 개통도 예정돼 교통 여건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
한화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가 내년 1월 분양을 준비 중인 ‘포레나더샵 인천시청역’ 역시 관심 지역으로 꼽힌다. 상인천초등학교 주변 재개발로 공급되는 단지로, 총 2,568세대 가운데 735세대가 일반 분양 물량이다. 인천지하철 1·2호선 환승이 가능한 인천시청역과 간석오거리역이 도보권에 배치돼 교통 접근성이 높아 실수요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수도권의 주거 여건은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가격 등락이 반복되는 시기일수록 브랜드 안정성, 교통 접근성, 대단지 구조가 장기 가치의 핵심 기준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3색 아파트’가 새로운 선택 기준으로 자리 잡으며 주거 시장의 핵심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