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국토교통부가 1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2025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최종심사와 시상식을 개최한다. 올해 작품상 후보로 오른 4개 작품은 모두 지방도시에 위치한 건축물로, 2007년 상이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방도시의 발주 역량 향상과 공공건축가 제도 활성화가 공공건축물의 품질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4점과 함께 우수 총괄·공공건축가상, 우수 실무자상이 수여된다. 작품상 후보들은 지난 1·2차 심사를 거쳐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당일 심사위원 논의를 통해 훈격이 결정된다.
인구감소 시대, 잘 비워냄의 미학 : 부산 베리베리굿봉산센터. (발주기관)부산광역시 영도구 (설계자)플로건축사사무소 (시공사) 일성종합건설./국토교통부
올해 후보작은 부산 ‘베리베리굿봉산센터’, 서귀포 ‘삼다종합사회복지관’, 세종 ‘세종 세무서’, 해남 ‘해남 126 호텔’ 등 네 곳이다. 부산 봉산센터는 오랜 기간 쇠퇴해온 영도구 봉산마을에 조성된 마을센터로 주변 골목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 구성으로 주목받았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과정에서 노후 건축물을 정비하며 마을 맥락을 반영한 설계를 구현했고, 이후 인근 가로 조직에 후속 정비사업이 이어지는 등 지역에 미치는 확장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 작품의 공공건축가를 맡은 동의대 신병윤 교수가 우수 총괄·공공건축가상을 수상한다.
다층적 공간을 흐르는 다양한 커뮤니티 : 서귀포 삼다종합사회복지관. (발주기관) 제주특별자치도 (설계자) 유원건축사사무소 (시공사) 신진종합토건주식회사./국토교통부
서귀포 삼다종합사회복지관은 주변 문화·체육복합센터와 공영주차장 등 여러 공공시설을 연결하는 구조로 설계돼 다층적 공간 흐름을 구현했다. 대지의 높낮이를 건축적 레벨 차로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다양한 길과 마당을 조성해 시민 커뮤니티 활동에 기여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발주부서가 서로 달라 협의가 어려운 구조였지만 총괄건축가와 관계 부서가 지속적인 간담회와 회의를 통해 조율하며 공간 완성도를 높였다.
모두를 위한 공공공간, 시민을 위한 집 : 세종 세무서. (발주기관) 행복청(수요기관 국세청) (설계자) ㈜매스스터디스 (시공사) 삼인종합건설./국토교통부
세종 세무서는 기존 세무서 건축의 틀을 벗어나 시민에게 열린 공간을 목표로 한 건축물이다. 4개의 층위가 유기적으로 조합된 낮은 형태의 건물 배치, 내부 중정과 외곽 정원의 대비를 통한 공간 경험 등이 특징이다. 특히 발주처 담당자인 행복청 윤보섭 사무관은 설계 의도를 구현하기 위해 시공 과정 전반에서 조율 역할을 맡아 우수 실무자상을 받게 되었다. 국세청이 운영하는 업무시설임에도 이용자 동선을 고려한 공공성 강화 시도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해남 126 호텔은 한국관광공사가 낙후된 전남 숙박 인프라 개선을 목표로 추진한 4성급 호텔이다. 총괄건축가를 중심으로 설계공모를 진행해 신진 건축가의 안이 당선됐고, 오션뷰 객실 120실과 인피니티풀 등 지역 활성화를 위한 시설을 갖췄다. 노출 콘크리트와 정원 설계를 활용한 차분한 건축미가 특징이며, BF 인증을 받은 국내 유일의 호텔로 공공 숙박시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받는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공공건축상 수상작이 모두 지방도시에서 나왔다는 점에 대해 “지방 도시민의 생활 품질을 높이는 공공건축물이 크게 늘고 있다”며 “지방 발주기관의 혁신 행정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균형 발전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상식은 작품 발표와 의사결정 과정을 대중에 공개해 공공건축의 중요성을 알리는 자리로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