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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의 성공창업노트] “소상공인 지원은 넘치는데 장사는 왜 더 안 될까”

이상헌 소장 | 입력 : 2026-02-11 10:17

/이상헌 컨설팅학 박사
/이상헌 컨설팅학 박사
코로나19 팬데믹은 공중보건 위기를 넘어 우리 경제의 근간을 흔든 구조적 충격이었다.

약 3년여가 지났음에도 소상공인의 매출·수익성 지표는 팬데믹 당시보다 오히려 더 나빠졌다는 사실이 통계가 나온다.
2025년 1분기 전국 소상공인의 평균 매출은 약 4,179만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9% 감소했고, 업종별로는 주점(-11.1%), 제과·디저트(-4.9%), 카페(-3.2%) 등 광범위하게 하락했다.

이처럼 매출이 떨어지면서 폐업과 지출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2025년 1분기 소상공인 ‘원스톱 폐업 지원’ 신청은 전년 동기보다 64% 급증했으며, 폐업자의 평균 부채는 약 1억 360만 원에 달한다. 이 수치들은 단순한 불황이 아니다. 소비 부진·과도한 비용 구조·고금리·구조적 수요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신(新) 소상공인 위기’라는 신호다.
그럼에도 정부와 지자체는 지원 프로그램 수는 늘렸지만 진짜 문제 해결에는 미치지 못하는 정책을 남발해 왔다.

2018년 1,422개였던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 수는 2023년 1,646개로 증가했고, 예산도 21.9조 원에서 35조 원으로 약 60% 증가했다. 그러나 체감 회복에는 역부족이다.

현장의 체감경기는 오히려 팬데믹 시기보다 더 차갑다는 말이 각종 지표를 대변한다. 매출은 회복되지 않았고, 비용은 구조적으로 올라갔다. 전기료, 임대료, 인건비, 원자재 가격까지 모두 상승했다. 매출은 줄었는데 고정비는 늘어난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소상공인들의 수익률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지원, 정책자금 공급, 지역화폐 확대, 소비쿠폰 지급 등 수단은 다양하다. 그러나 정작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버티는 데는 도움 되지만 살아나는 정책은 아니다”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온다. 문제는 지원의 ‘양’이 아니라 ‘구조’에 있다.

지금의 정책은 여전히 “연명 지원” 중심이다. 대출을 늘려 숨을 붙여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매출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빚은 결국 미래 비용이 된다. 당장의 위기를 미루는 처방일 뿐, 회복의 해법은 아니다. 소상공인 위기의 본질은 유동성 부족이 아니라 수익 구조 붕괴다.이제 정책의 중심을 ‘지원’에서 ‘수익 창출 구조 개선’으로 옮겨야 한다.

먼저, 상권 단위 구조개편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 정책은 개별 점포 단위 지원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소상공인은 혼자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특정 상권의 공실 증가, 유동인구 감소, 업종 과밀은 개인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 상권별 업종 재배치, 공실 점포 공공 활용, 공동마케팅, 공동물류 시스템 도입 등 ‘상권 단위 회생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한 가게가 아니라 상권 전체를 살리는 접근이 되어야 한다.

둘째, 고정비 구조를 낮추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매출 지원보다 더 절실한 것은 비용 구조 개선이다. 임대료 안정화 제도 강화, 카드수수료 체계 개편, 전기·가스요금 차등 적용, 배달플랫폼 수수료 구조 개선 등 고정비를 직접 낮추는 정책이 체감 효과가 가장 크다. 소상공인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매출이 없는 날도 나가는 돈”이다.

셋째, 디지털 전환 지원도 ‘장비 지원’이 아니라 ‘매출 연결형’으로 바뀌어야 한다. 키오스크, 스마트오더, 배달앱 입점 지원은 이미 보편화됐다. 그러나 많은 점포가 “설치만 했지 매출은 그대로”라고 말한다. 이제는 데이터 분석, 온라인 광고 운영, 단골 고객 관리, 리뷰 관리 등 실제 매출을 늘리는 운영 역량 지원으로 바뀌어야 한다. 기술이 아니라 ‘판매 능력’을 키우는 정책이 되어야 한다.

넷째, 폐업과 재도전을 정상적 경로로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금 구조에서는 버틸수록 손해가 커진다. 그러나 폐업은 실패 낙인이 찍히는 구조다. 폐업 비용 지원, 재창업 교육, 업종 전환 컨설팅, 생계 전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잘 접고 다시 시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소상공인 정책은 창업 지원만큼이나 출구 전략이 중요하다.

다섯째, 지역 내 소비 순환 구조를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 대형 온라인 플랫폼으로 빠져나가는 소비를 지역 상권 안에 묶어두는 장치가 필요하다. 지역화폐도 단순 발행이 아니라 특정 업종, 특정 상권과 연계한 전략형 설계가 되어야 한다. 지역 소비가 지역 소득으로 다시 돌아오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소상공인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코로나 이후의 소상공인 위기는 일시적 불황이 아니라 구조 변화의 결과다. 소비는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했고, 인건비와 임대료는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과거 방식의 지원정책으로는 과거의 장사 환경도 되돌릴 수 없다.

이제는 물어야 한다. “얼마를 지원할 것인가”가 아니라 “이 가게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는가”라고.소상공인 정책의 목표는 생존이 아니라 회복이어야 한다. 버티게 하는 정책이 아니라 다시 벌게 하는 정책으로 전환할 때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원 확대가 아니라 정책의 방향 전환이다.

이상헌 컨설팅학 박사
-건국대 교수
-한국동행서비스협회장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
-서울시정책자문교수

이상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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