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국악방송(사장 직무대행 김은하)은 국악의 날(6월 5일)을 기념하는 연중 특별기획 '이달의 국악인 : 별, 기록으로 만나다'의 4월 주인공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판소리 인간문화재인 양암(亮菴) 정광수 명창(1909~2003)을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양암 정광수 명창의 삶은 그 자체로 한국 판소리의 살아있는 역사로 평가받는다. 1909년 전남 나주에서 철종·고종 시대 명창 정창업의 손자로 태어난 그는 15세 때 김창환 명창에게 춘향가와 흥보가를 배우며 소리꾼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유성준에게 수궁가와 적벽가를, 정응민에게 심청가를, 이동백에게 적벽가 중 삼고초려 대목을 사사하며 기량을 다졌다.
당대 최고의 소리꾼들이 모였던 대동가극단에서 임방울, 이화중선, 박초월 명창과 함께 활동한 그는 광복 이후 광주국악원을 창설해 후학 양성에도 매진했다.
동·서편제를 아울러 익히며 판소리의 전통을 올곧게 지켜낸 그는 1964년 수궁가로 대한민국 최초의 판소리 인간문화재(당시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긴장감 있는 성음과 정교한 부침새를 바탕으로 '조선조 광대의 너름새를 지녔다'는 찬사를 받았으며, 2003년 9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이번 4월 방송에서는 고인의 곁을 지켰던 혈육과 제자가 출연해 생생한 회고록을 펼친다.
정광수 명창의 딸인 정의진 명창(서울시 무형유산 양암제 수궁가 보유자)과 제자 김영자 명창(국가무형유산 심청가 보유자)이 그 주인공이다.
정의진 명창은 "생전 아버지가 남기신 글 중 '찬 눈 속에 한겨울을 견디고 나온 매화 향기는 절개가 유독 빼어나다'는 뜻의 '설후매화 절특장(雪後梅花 節特長)'이라는 구절이 있다"며 "고군분투하며 우리 소리를 지켜온 아버지의 굳은 심정을 대변한다"고 회고했다.
이어 "예술이 너무 어려워 고생을 많이 하셨다"며 "지금 살아계신다면 더 잘해드리고 싶다"고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제자인 김영자 명창 역시 "우리 선생님은 말씀도 크게 안 하시고 나쁜 소리도 안 하시는, 정말 점잖으신 진짜 양반이셨다"고 스승의 인품을 기렸다. 또한 "스승께 어렵게 소리를 배웠는데, 이제야 그 소리의 깊은 맛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달의 국악인 : 별, 기록으로 만나다' 정광수 명창 편은 국악방송 FM(수도권 99.1MHz 등 전국 방송)을 통해 매일 오전 8시 48분과 저녁 7시 24분, 하루 두 차례 송출된다. 모바일 앱 '덩더쿵 플레이어'를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청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