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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일하는 게 꿀맛이 될 수도

입력 : 2026-04-08 08:28

[신형범의 千글자]...일하는 게 꿀맛이 될 수도
2025년 기준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4.1세입니다. 성별로 보면 남자는 81.2세, 여자는 87.3세로 여성이 6년 정도 오래 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런던경영대학 린다 그랜튼과 앤드루 스콧이 쓴 《백세인생》에 따르면 공중보건과 위생, 영양 상태의 개선으로 인간의 평균수명은 놀라울 정도로 늘고 있습니다. 1840년 이후 기대여명이 매년 3개월씩 증가했고 10년마다 2~3년씩 늘었습니다. 이런 추세면 1997년에 태어난 젊은이들은 100세까지 살 가능성이 50%가 넘습니다. 지금 20대 젊은이들은 말 그대로 ‘백세 인생’을 살게 되는 겁니다.

반가운 얘기만은 아닙니다. ‘100세 시대’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80세까지는 일을 해야 은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20~30세까지 교육받고, 이후 60~65세까지 한 직장에서 일하고, 그 다음 70~80세 정도까지는 그동안 모은 은퇴자금과 연금으로 노후생활을 누리는 전통적인 인생설계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됩니다. 대신 한 가지 일에서 다음 일로, 다시 그 다음 일로 바꿔가면서 그 사이사이에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한 과도기가 필요한 다단계 인생으로 재편되는 겁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평생 직업을 6개 정도 갖게 될 거라고 예측합니다.
실제로 인공지능을 포함한 과학기술의 발달로 일자리가 재편되는 걸 보면 상상을 초월합니다. 일과 재충전, 새로운 일을 위한 교육과 준비가 동시에 진행되는 라이프스타일이 일반화됩니다. 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의무적인 근로시간은 줄어들고 보다 유연한 근무형태는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요일을 나눠 서로 다른 성격의 일을 동시에 하는 포트폴리오형 다중 직업생활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보다 중요한 건 내 일을 계속 지킬 수 있을 것인가,입니다. 장강명 작가는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은 충격으로 프로 바둑기사들의 삶에 어떤 변화가 왔는지를 취재해 《먼저 온 미래》를 썼습니다. 이제는 어떤 프로기사도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공지능끼리 대국한 기보를 공부하며 모방하고 있습니다. 이세돌처럼 은퇴한 기사들도 있지만 그렇다고 프로 바둑기사라는 직업 자체가 없어진 건 아닙니다. 여전히 바둑대회는 열리고 기사들은 바뀐 환경에 적응하려고, 또 자신의 일을 지키기 위해 분투 중입니다.

현재의 기술발달 추세로 보면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하지 못할 인간의 직업은 이제 없습니다. 판사? 의사? 당연히 대체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선택일 뿐입니다. 컨텐츠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가, 감독 심지어 배우도 대체가 가능합니다. 어떤 분야든 기술적으로 대체 불가능한 건 없습니다. 단지 경제성 문제로 ‘대체하지 않는 일’이 있을 뿐입니다. 사람을 쓰는 게 더 싸고 가성비가 좋을 경우에.
어쩌면 오싹하고 암담한 미래가 우리 앞에 펼쳐질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노동력이 필요 없는 시대에는 인간의 가치를 새로 정의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일 중심의 삶 중에 간간이 얻는 휴식과 놀이가 소중하고 가치 있게 여겨졌는데 앞으로는 휴식과 놀이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잠깐씩 하는 짧은 노동을 더 귀하고 가치 있게 여길지도 모르겠습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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