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성구 전문위원] 세계 4위 D램 업체인 중국 CXMT(창신메모리)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격적인 반도체 시장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돼 메모리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K하이닉스 ADR이 9%, 마이크론이 8% 넘게 급락한 데 이어 16일 코스피시장에서도 삼전닉스가 큰 폭으로 밀리고 있는 것은 이같은 우려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D램4위인 중국의 CXMT가 IPO를 통해 반도체 시장 경쟁에 공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벌써부터 공급 과잉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연합뉴스
2016년 설립 이후 10년 만에 세계 4위 D램 업체로 성장한 CXMT가 정부 지원을 넘어 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글로벌 메모리 시장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평가다.
중국 D램 제조업체 CXMT. 사진=로이터통신, 연합뉴스
14일 CXMT는 공모가를 1주당 8.66위안, 66억7000만주를 발행해 579억 위안을 조달할 예정이다.
CXMT는 투자설명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을 주요 경쟁사로 지목했다. 이어 "글로벌 선두 3개 업체와는 여전히 일정한 격차가 존재한다"며 "생산능력과 연구개발(R&D), 매출 규모 등에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이번 투자설명서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CXMT가 HBM보다 DDR5·LPDDR5X 등 범용 D램 제품군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제시한 점이다.
HBM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범용 D램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AI 서버 투자 확대로 범용 D램 수요와 수익성이 함께 높아진 시장 환경을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실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CXMT의 지난해 매출은 LPDDR 제품이 66.4%를 차지했고 DDR 제품이 31.9%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이 범용 D램 제품군에서 발생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CXMT의 D램 시장점유율은 전 분기 4.7%에서 7.6%로 뛰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38.6%로 1위를 유지했고 SK하이닉스는 28.8%, 마이크론은 22.4%를 기록했다.
AI 서버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후발 업체인 CXMT가 글로벌 3사의 공급 부족분을 메우면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애플이 일부 제품에 CXMT D램 채택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글로벌 고객사 확보 가능성도 거론된다.
주요 메모리업체들의 매출 비중과 시총비중. 자료=블룸버그통신, 한화투자증권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호황기에는 후발 업체들이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며 "지금은 글로벌 3사가 공급하지 못하는 물량을 CXMT가 채우는 구조여서 점유율 확대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계속해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중국 정부의 반도체 대기금 등이 성장을 뒷받침했다면 앞으로는 IPO를 통한 자금 조달까지 더해져 투자 여력이 한층 커질 것"이라며 "상장 이후에는 실적과 투자 성과가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되는 만큼 CXMT의 경쟁력도 본격적으로 검증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IPO를 계기로 CXMT가 정부 지원에 더해 민간 자본까지 활용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향한 추격에 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