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얼빈 의거 후 뤼순감옥서 남긴 유묵, 학술적 가치 빛나는 옛 문헌 등 대표 소장품 공개
- 이가원 선생 등 기증자 뜻 기려…"우리 문화유산 가치 발굴하고 온전히 전승할 것"
[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안중근 의사의 숨결이 담긴 친필 유묵부터 연암 박지원의 생생한 필치가 남은 『열하일기』 초고본까지, 국가지정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와 기증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전시가 열린다.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특별전 포스터. (사진제공=단국대)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관장 박성순)은 오는 10월 2일부터 12월 24일까지 학내 박물관에서 '고고·미술 특별전, 박물관 보물 이야기'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단국대가 소장한 주요 국가지정문화유산이 대학에 기증된 과정을 비롯해, 이후 심층적인 조사·연구와 보존 처리를 거쳐 국가 보물로 지정되기까지의 숨은 이야기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실에는 석주선기념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이 대거 출품된다. 주요 전시 품목은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 사상이 담긴 친필 유묵(보물)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친필 초고본(보물) ▲1400년 목판으로 간행된 국내 유일의 완전본 『유항선생시집』(보물) ▲조선 말기 외교관 이범진의 『미사일록』(국가등록문화유산) ▲조선 후기 한일 외교사와 일본 풍속을 엿볼 수 있는 『일동장유가』(경기도 유형문화유산) 등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전시품은 안중근 의사의 친필 유묵이다. 1909년 하얼빈 의거 이후 뤼순감옥에 수감됐던 안 의사가 일본인 전의(典醫) 오리타 도쿠의 간청으로 남긴 2행 16자의 글씨다.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소장 안중근 유묵. (사진제공=단국대)
이 유묵은 한국에 돌려주라는 오리타 도쿠의 유언에 따라 조카 오리타 간지와 그의 아들 오리타 군조 교수를 거쳐 1989년 단국대에 기증됐다. 8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이 유묵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1년 보물로 지정됐다.
최근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열하일기』 친필 초고본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 문헌은 연암 박지원이 직접 집필한 가장 이른 시기의 원고로, 조선 시대 문학 및 실학 연구에 있어 핵심적인 학술 자료로 평가받는다.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소장 '열하일기(원·형·리·정)'. (사진제공=단국대)
14세기 목판 인쇄술의 발전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유항선생시집』 또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25년에 국가 보물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주요 고문헌은 평생 한학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쓴 연민(淵民) 이가원 선생이 수집한 1만여 점의 기증품 가운데 엄선된 작품들이다.
단국대는 2009년 동양학연구원의 '연민문고 해제 사업'을 시작으로 전문가 자문, 학술대회 등을 개최하며 기증 유물의 학술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규명해 왔다.
기수연 학예사는 "이번 특별전은 이가원 선생을 비롯해 소중한 문화유산을 단국대에 기증해 주신 분들의 뜻을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라며 "대학이 오랜 기간 이어온 보존 활동과 가치 발굴 과정을 시민들과 널리 공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성순 관장은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지정은 우리 역사와 문화를 발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박물관이 기울여 온 노력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대중에게 알리고 미래 세대에 온전히 전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