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선영 기자] 롯데그룹이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롯데지주와 37개 계열사가 참여한 이번 인사는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본질적인 혁신을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했다. 이를 통해 경영 체질을 개선하고, 사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사로 롯데그룹 전체 임원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13% 줄었다. 동시에 CEO 21명이 교체되는 등 교체율이 36%에 이르러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60대 이상 임원들 가운데 80%가 물러나며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퇴임한 임원은 전체의 22%에 달하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1년 인사 규모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70년대생 젊은 CEO의 발탁이 두드러진 이번 인사에서는 12명이 새롭게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롯데중앙연구소 윤원주 신임 연구소장은 건강기능식품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성과를 인정받아 발탁됐다. 이 밖에도 롯데면세점, 롯데케미칼, 롯데월드 등 주요 계열사에서 젊은 리더들이 대거 선임됐다.
롯데는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과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경영혁신실과 사업지원실을 통합하고, 노준형 사장이 새 조직을 이끌게 됐다. 노 사장은 그룹의 전략·기획 및 신사업 전문가로,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자율주행 등 다양한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주도한 경험을 인정받았다. 새로운 조직은 그룹 내 혁신 중심축으로서 계열사별 변화와 성과를 촉진할 예정이다.
화학군 역시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한다. 이영준 사장이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로 승진해 고부가가치 중심의 사업 전환을 이끈다. 이 사장은 화학과 소재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와 첨단소재를 모두 이끌며 기존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신속한 전환 작업을 주도한다.
호텔롯데는 계열 내 주요 3개 사업부의 대표가 모두 교체되는 초강수를 뒀다. 롯데면세점 신임 대표 김동하 전무는 그룹 내에서 노무와 생산성 관리를 책임지며 유통업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쌓아왔다. 권오상 롯데월드 신임 대표는 테마파크 분야 전문가로, 동남아를 포함한 해외 시장에서 현지 맞춤형 사업 모델을 직접 기획하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화학군에서도 13명의 CEO 중 10명이 새롭게 임명되며 조직 전반의 변화를 예고했다. 황민재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신임 대표는 기술 전략 전문가로, 고부가가치 제품군 중심의 사업 구조 개편을 이끌 예정이다. 이와 함께 롯데이네오스화학과 롯데정밀화학에서도 새로운 리더가 선임돼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롯데는 내부 젊은 인재 육성과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해 경영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CDMO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 전문가를 대표로 영입하며, 신사업과 의약품 수주 확대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신유열 부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경영 전면에 나서며 바이오 및 글로벌 사업 확장을 주도한다.
롯데 측은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사업의 속도감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연말 정기적으로 단행해온 정기 임원인사 체제에서 수시 임원인사 체제로 전환한다"며 "성과 기반 적시 · 수시 임원 영입과 교체를 통해 경영 환경을 극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