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높이 높이 날아라 우리 비행기…”
어릴 적 교과서에도 실렸던 동요입니다. 도,레,미 단 3개의 계이름으로만 된 부르기 쉬운 이 노래는 《Mary had a little lamb》이라는 미국 동요에 아동문학가 윤석중 선생이 노랫말을 붙인 것입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박학다식했던 故 이어령 선생이 이 동요에 한국사회를 빗대 설명한 적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뜨고 날아오르는 데 관심이 많고 또 공을 많이 들인다. 그렇게 뜨고 나는 법은 열심히 가르치는데 비해 내려앉는 법은 알려주지 않는다.” 다시 말해 성공하는 방법과 해야 할 일들은 많이 말하면서 성공 후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어떤 비행기도 하늘에 계속 떠 있을 수 없습니다. 언젠가 목적지에 다다르면 내려서 착륙해야 합니다. 비행기 조종사들도 비행기가 안정적으로 하늘을 날고 있을 때보다 이착륙 때 긴장을 더 많이 합니다. 특히 이륙보다 착륙할 때 긴장의 강도는 훨씬 세집니다. 그래서 능숙한 조종사일수록 부드럽게 비행기를 착륙시킵니다.
이어령 교수가 꿰뚫어본 것처럼 한국사회는 옆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전력으로 질주하는 것에 익숙합니다. 빨리 달리고 높이 나는 방법은 웬만하면 잘 압니다. 문제는 속도를 늦추고 멈춰 서고 내려앉는 데는 서툴다는 겁니다. 그러니 나이스하게 마무리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가르치지도 않고 배운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높이 날아 멀리까지 갔어도 끝지점에서 마무리를 잘해야 합니다. 마지막 끝내기로 평가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마무리를 잘하려면 힘을 빼야 합니다. 운동도 종류와 상관없이 모든 코치들은 하나같이 말합니다, 힘을 빼라고. 축구선수가 공을 찰 때, 야구배트를 휘두를 때, 골프 스윙에서도 힘을 빼라고 주문합니다.
많은 경우 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너무 세게 주기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행기에서 착륙지점, 인생의 노년기도 힘을 빼야 하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힘을 빼는 건 힘을 주는 것보다 사실 더 어렵습니다. 힘 빼는 것도 힘 주는 것 못지않게 고도의 기술과 연습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올해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이며 힘을 빼야 하는 순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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