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김·르노 인문과학 연구상 시상식에서 왼쪽부터 베르트랑 르노 박사, 홍예리 박사, 이향숙 총장, 박예슬 박사과정생, 김영기 교수 [이화여대 제공]
[글로벌대학팀 김선영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인문과학대학은 지난 22일 오후 본관 접견실에서 ‘제1회 김·르노(Kim-Renaud) 인문과학 연구상’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상은 조지워싱턴대학교 명예교수 김영기 교수와 그의 배우자인 경제학자 베르트랑 르노 박사의 기부로 신설된 것으로,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적 연구를 장려하고 젊은 연구자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 제정됐다.
김영기 교수는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조지워싱턴대 동아시아어문학과 교수로 32년간 재직하며 한국어와 한국문화 확산에 힘써왔다. 은퇴 이후에도 이화여대 후학 양성과 융합 연구 지원을 위해 기부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시상은 ‘AI와 인문학’을 주제로 한 공모로 진행됐으며, 수상자는 철학과 홍예리 박사와 영어영문학과 박예슬 박사과정생이다. 홍 박사는 「‘질문하는 인간’을 길러내는 인공지능 윤리교육에 대한 제안: 철학교육 방법론을 적용하여」라는 논문에서 철학과 AI 윤리교육을 결합한 교육 모델을 제안했다. 그는 “질문이 철학의 시작이라면, 질문하는 법을 가르치는 일은 오늘날 교육의 가장 절실한 과제”라고 밝혔다.
박예슬 박사과정생은 「젠더 모델링: 행동 지침서로서의 맨스필드 파크?」 논문을 통해 디지털 인문학 기법을 활용해 문학과 젠더 담론을 새롭게 조명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박 수상자는 “소외된 목소리를 복원하고 문학의 사회적 가능성을 탐구해온 연구가 사회적 지지를 받아 뜻깊다”며 향후에도 인문학의 사회적 기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상식은 이영환 인문과학대학 부학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이향숙 총장을 비롯해 김영기 교수와 베르트랑 르노 박사, 정혜중 인문과학대학장 등 교내외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 교수의 인사말과 이영환 교수의 심사평에 이어, 이 총장이 수상자에게 직접 상장을 수여했다.
이향숙 총장은 축사에서 “김·르노 연구상은 단순한 포상을 넘어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이라는 시대적 요청을 반영한 상”이라며 “올해 수상자들의 연구는 인문학이 기술사회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화여대 인문과학대학은 이번 연구상을 통해 이화 인문학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21세기 기술사회 속에서 인문학의 역할과 가능성을 확장한 연구를 발굴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으며, 앞으로도 김·르노 연구상을 통해 융합적 인문학 연구를 지속적으로 장려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