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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객석 점유율 86%, '2025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성료…실험과 참여로 빚은 무대 '동시대 예술의 확장'

이봉진 기자 | 입력 : 2025-11-11 14:35

- 관객의 몰입과 호응으로 확인된 새로운 공연예술의 흐름

- 국제 협력과 감수성으로 확장된 무용의 스펙트럼

- 창작과 기술, 교류가 어우러진 예술의 지속 가능한 구조

패트릭 블렌카른·밀턴 림-에세즈, 메세즈: 당나귀들의 반란 (asses.masses) / (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
패트릭 블렌카른·밀턴 림-에세즈, 메세즈: 당나귀들의 반란 (asses.masses) / (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
[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2025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 SPAF)가 네모 플루레 (Némo Flouret)의 무용작품 <900 며칠, 20세기의 기억>과 패트릭 블렌카른·밀턴 림(Patrick Blenkarn, Milton Lim)의 관객 참여형 게임 공연 <에세즈 메세즈: 당나귀들의 반란>을 끝으로, 4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25회를 맞은 2025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 SPAF)는 실험적 무대와 참여형 공연을 통해 동시대 예술의 실험성과 다양한 관객층을 사로잡았으며, 평균 객석 점유율 약 86%를 기록했다. 또한 외국인 관객 790여 명과 장애인 관객 110여 명이 함께하며 포용적 축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장호)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한 이번 축제는 ‘얽힘과 마찰’을 주제로 10월 16일(목)부터 11월 9일(일)까지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등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열렸다.

연극·무용·다원예술 등 22편의 작품과 더불어 포럼·워크숍·창작랩을 통해 동시대 공연예술의 실험성과 확장 가능성을 선보였다.

■ 실험과 참여·몰입으로 드러난 동시대 예술의 확장
이번 SPAF는 실험적이면서도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꾸준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주요 작품들이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예술적 실험과 대중적 관심이 함께 어우러진 현장을 만들어냈다.

<하리보 김치(Haribo Kimchi)>, <100개의 키보드(100 Keyboards)>, <12 사운드(12 Sounds)>, <카르카사(Carcassa)>, <디 임플로이(The Employees)>, <900 며칠, 20세기의 기억(900 Something Days Spent in the 20th Century)>, <에세즈 메세즈: 당나귀들의 반란(asses.masses)〉 등 다양한 작품들이 관객의 뜨거운 반응 속에서 축제의 중심을 이끌었다.
구자하/캄포-하리보 김치 (Haribo Kimchi) / (사진제공=2025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구자하/캄포-하리보 김치 (Haribo Kimchi) / (사진제공=2025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구자하의 <하리보 김치>는 이민자로서의 정체성과 소속감을 영상·사운드·퍼포먼스로 풀어낸 하이브리드 연극으로, 섬세한 감수성과 독창적인 연출로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아수나의 <100개의 키보드>와 안상욱의 <12 사운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소리의 확장’을 탐구하며, 사운드가 공연예술의 새로운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마르코 다 실바 페레이아의 <카르카사>는 밀도 높은 공간 연출과 에너지로 관객의 집중을 끝까지 붙잡았고, 우카시 트바르코프스키의 <디 임플로이>는 관객이 무대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몰입하는 이머시브 SF 연극으로 새로운 관극 방식을 제안했다.
우카시 트바르코프스키-디 임플로이 (The Employees) / (사진제공=2025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우카시 트바르코프스키-디 임플로이 (The Employees) / (사진제공=2025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네모 플루레(Némo Flouret)의 무용 작품 <900 며칠, 20세기의 기억>은 산업화의 흔적과 젠트리피케이션의 현장인 성수동을 무대로, 몸의 언어로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질문했다. 패트릭 블렌카른·밀턴 림(Patrick Blenkarn, Milton Lim)의 <에세즈 메세즈: 당나귀들의 반란>은 7시간 30분에 걸친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로, 관객의 선택과 개입을 통해 서사를 완성하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 올해 SPAF는 공연예술의 실험을 공연장 안팎으로 확장했다. 디스이즈낫어처치(TINC), 에스팩토리(S-Factory) 등 대안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작품의 주제와 형식에 최적화된 무대를 제시했다. 이러한 공간적 실험은 공연예술의 장소적 경계를 넓히고, 도심 곳곳을 하나의 무대로 확장하는 ‘확장된 축제 경험’으로 이어졌다.

■ 국제 협업과 감수성으로 확장된 동시대 무용의 흐름

무용 프로그램은 국제 협력과 사회적 주제의 확장을 중심으로 선보였다. 프랑스 안무가 (라)오흐드가 이끄는 마르세유 국립 발레단의 <룸 위드 어 뷰(Room with a View)>는 도심의 파괴와 재건, 인간의 생존 본능을 역동적인 무대로 풀어내며 관객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라)오흐드·론·마르세유 국립발레단-룸 위브 어 뷰 (Room with a View) / (사진제공=2025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라)오흐드·론·마르세유 국립발레단-룸 위브 어 뷰 (Room with a View) / (사진제공=2025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벨기에 안무가 얀 마르텐스의 <도그 데이즈, 오버 2.0(The Dog Days Are Over 2.0)>, 남아프리카의 로빈 올린이 연출한 <바퀴를 두른 사람들(We Wear Our Wheels with Pride)>, 중국 타오 댄스 시어터의 <16&17>, 한국 허 프로젝트의 <1도씨(1 Degree Celsius)> 등은 무용이 사회적 담론과 지역성을 품으며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본 프로그램은 ‘댄스 리플렉션 BY 반클리프 아펠’과의 협력으로 진행되어 동시대 무용의 국제 협업과 예술적 연대의 의미를 강조했다.

■ 창작–협력–국제 교류로 이어진 축제의 구조적 성과

SPAF는 창작과 제작, 국제 교류가 긴밀히 연결된 구조적 성과를 이어갔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공동 제작 중인 박본의 <세 번째 전쟁(The Third War)>의 과정 공유와 협력 개발작 허 프로젝트의 <1도씨(1 Degree Celsius)>를 선보였으며, 아트코리아랩과의 협력을 통해 예술×기술 분야의 실험을 확장했다. 특히 리서치–제작–유통으로 이어지는 중장기 프로젝트 ‘사운드&테크놀로지 창작랩’의 결실로 <12 사운드>가 무대에 올랐다.
안상욱-12 사운드 (12 Sounds) / (사진제공=2025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안상욱-12 사운드 (12 Sounds) / (사진제공=2025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또한 호주 예술가 메들린 플린·팀 험프리와 한국의 김조호·임현진·조은희가 협력한 <위트니스 스탠드 서울: 소리의 기념비(Witness Stand Seoul – Sonic Monument)>는 팬데믹 이후 국제교류의 새로운 형식으로, 사운드를 통해 서울의 장소성과 공동체의 기억을 재현했다.

■ 공연예술의 경계를 확장한 워크숍 페스티벌

약 300여 명이 참여한 워크숍 페스티벌은 예술가, 연구자, 관객이 한자리에 모여 담론을 나누고 창작의 경계를 확장하는 장이 되었다. ‘사운드의 동시대 공연예술 언어로의 확장과 창의적 경계 넘기’ 포럼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예술가들이 사운드를 매개로 한 공연예술의 가능성을 논의했고, ‘공연예술과 디지털리티’ 포럼에서는 기술과 예술의 새로운 관계, 창작의 방법론을 탐구했다.

김재훈의 <화성학 실습>, 구자하의 <교차점에서 발견하는 유효한 언어>, 국립현대무용단·아트코리아랩 협력 프로그램 등은 음악·기술·무용이 교차하는 실험 무대를 완성했다.

최석규 예술감독은 “22편의 작품, 12개의 포럼과 워크숍을 통해 동시대의 담론을 예술로 이야기하고, 새로운 예술 미학을 실험하며, 다층적인 관객층을 만나고, 국내외 협력을 통해 축제 플랫폼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김장호 대표는 “SPAF는 지난 25년간 국제 교류의 허브로 자리해왔으며, 올해는 그 성과 위에서 동시대 예술의 다양성과 변화를 보여줬다”며 “‘2025 대한민국은 공연중’ 캠페인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축제를 통해 국내외 예술가들이 교류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며, 세계 공연예술의 흐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bjlee@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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