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신문고 참여 4년 새 7배 증가… 자발적 위험 발굴 문화 자리 잡아
인센티브·앱 간소화·다국어 교육으로 현장 참여도 제고
[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DL이앤씨가 근로자의 권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작업중지권이 전 현장에 안착하며 근로자 중심의 안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22일 DL이앤씨에 따르면 작업중지권 행사가 가능한 안전신문고 제도를 적극 운용한 결과 지난해 근로자의 자발적 참여 건수는 제도 시행 첫해인 2022년 대비 약 7배 증가했다. 이는 관리자의 지시나 통제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근로자가 스스로 위험을 발견하고 개선에 참여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DL이앤씨는 작업중지권을 산업재해 예방의 핵심 수단으로 보고 활용을 적극 독려해왔다. 협력사 직원을 포함한 현장 내 모든 근로자는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발견할 경우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즉시 신고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한 ‘급박한 위험’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근로자가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작업을 멈출 수 있도록 행사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이후 관리감독자가 안전·보건 조치를 완료하면 작업을 재개하는 방식이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1공구 건설 현장에서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왼쪽)가 QR코드를 통해 작업중지권을 활용하고 있다./DL이앤씨
작업중지권 정착에는 경영진의 의지도 뒷받침됐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지난 10일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1공구 현장을 방문해 작업중지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현장에서 “안전은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근로자가 판단한다”며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을 때까지 작업중지권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산업재해 예방을 핵심 과제로 삼은 정부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근로자가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나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권리를 확대하는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근로자 참여를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했다. 안전 활동에 참여하면 포인트로 보상하는 ‘D-세이프코인(D-Safe Coin)’ 제도가 대표적이다. 현장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발굴·제거하는 데 기여한 근로자에게 포인트를 지급하고, 이를 카카오페이 머니로 전환해 쇼핑몰이나 카페, 편의점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포인트는 1포인트당 1원이다.
안전신문고 앱 역시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복잡했던 화면을 단순화하고, 현장 곳곳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한 뒤 위치와 내용, 사진만 입력하면 신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신고 처리 결과도 동일한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어 현장 대응 속도를 높였다.
교육도 강화했다. DL이앤씨는 추락, 끼임, 질식 등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기 쉬운 사고를 주제로 애니메이션 형식의 안전교육 영상을 제작해 활용하고 있다. 안전 수칙을 지켰을 때와 지키지 않았을 때의 상황을 비교해 근로자의 이해도를 높였다. 해당 교육 콘텐츠는 중국어와 베트남어, 태국어, 러시아어, 캄보디아어, 미얀마어 등 외국인 근로자 채용 상위 6개국 언어와 영어로 제공된다.
박상신 대표는 “작업중지권이 일상적인 안전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며 “업무와 작업 프로세스를 근로자 중심의 안전문화 확립 관점에서 점검해 사고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