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성구 전문위원]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수 년간 이어진 미국 증시의 초과 성과를 떠받쳐온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사진=게티 이미지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앤드루 가스웨이트 UBS 글로벌 주식전략 총괄은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주식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중립(benchmark)’으로 낮췄다. 그는 약달러 위험, 높은 밸류에이션, 워싱턴의 정책 불확실성을 주요 리스크로 지목했다.
가스웨이트는 특히 달러 약세 가능성을 핵심 우려로 꼽았다.
UBS는 달러화에 대해 “비대칭적 구조적 하방 위험(asymmetric structural downside risks)”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UBS 분석에 따르면 달러의 무역가중지수가 10% 하락할 경우, 환헤지를 하지 않은 기준에서 미국 주식은 약 4%가량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들어 해외 증시는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
달러 약세와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이 자금을 해외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MSCI 월드(미국 제외) 지수는 약 8% 상승한 반면, S&P500 지수는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연초 대비 17% 상승했고, 유럽 스톡스600 지수도 7% 오르며 미국 증시에서의 자금 이탈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코스피 지수도 연초 이후 급격한 상승 흐름을 보이며 미국 대비 상대적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증시를 지탱해온 또 다른 축인 자사주 매입(바이백) 효과도 둔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UBS는 미국의자사주 매입 수익률이 글로벌 동종 시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합친 주주환원 수익률은 현재 유럽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지고 있다. UBS는 업종을 조정한 미국 주식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해외 시장 대비 35%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2010년 이후 평균 프리미엄이 약 4%였던 점과 비교하면 크게 확대된 것이다. 전체 업종의 약 60%가 글로벌 동종 업종보다 높은 멀티플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자체 역사적 평균 프리미엄도 웃돌고 있다고 UBS는 밝혔다.
정책 변동성도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관세 정책 변화, 신용카드 금리 상한 제안, 주택시장 내 사모펀드 투자 제한 가능성, 의약품 가격 규제 강화, 방산업체의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제한 제안 등 다양한 정책 이슈가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UBS는 미국 증시에 대해 전면적인 약세 전망으로 전환하지는 않았다. 가스웨이트는 잠재적 버블의 초기 국면에서는 미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더 큰 수혜를 보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인공지능(AI) 도입 속도가 중국을 제외한 주요 지역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돼, 핵심 산업 전반의 이익 성장세를 지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