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한종훈 기자] 태광그룹이 애경산업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업 부진 속에서 K-뷰티와 생활용품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 주요 계열사인 태광산업과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애경산업 경영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태광 컨소시엄은 애경그룹 지주사인 AK 홀딩스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약 63%를 인수할 예정이다. 애경산업의 시가총액인 4300억원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안으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태광은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외 유통망과 수출형 K-뷰티 사업 인프라를 확보하게 됐다. 기존 섬유·석유화학 중심의 B2B(기업 간 거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직접 맞닿는 B2C 시장으로의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태광은 주력인 섬유·석유화학 부문은 업황 악화와 구조적 침체로 2022년 이후 영업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오랜 시간 B2C 시장 진출 전략을 검토해왔다. 지난 7월 내년까지 화장품·부동산·에너지 등 신사업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애경산업
애경산업은 지난 1985년 4월 그룹에서 생활용품 사업 부문을 떼어내 설립된 회사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 ‘루나’와 함께 ‘2080’ 치약, ‘케라시스’ 샴푸, ‘스파크’ 세제 등으로 잘 알려진 생활용품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6791억원이다.
하지만 애경그룹은 그룹의 재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애경산업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주사인 AK홀딩스 총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4조원 수준으로, 부채비율이 328.7%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