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을 휩쓸고 있는 기업들 중에서 유독 한국에선 맥을 못 추는 기업이 있습니다. 한국시장에 진출했다가 토종 기업에 밀려 고전 중이거나 철수한, 예컨대 구글 월마트 세포라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온라인 포털 구글은 압도적인 검색 역량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에 밀려 1위 자리를 못 뺏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글도 막아낸 그 막강한 네이버가 요즘 흔들리고 있습니다. 《AI 검색트렌드 2026》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이내 챗GPT를 이용한 비율이 50%를 넘었다는 겁니다. 챗GPT 이용률은 2025년 3월 39.6%에서 12월 54.5%로 올랐고 같은 기간 제미나이 이용률도 9.5%에서 28.9%로 20%p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반면 네이버는 85.3%에서 81.6%로 3.7%p 감소했고 카카오톡 해시태그 검색기능도 45.2%에서 34.1%로 11.1%p 떨어졌습니다.
이처럼 이용자가 생성형AI 서비스에 록인(lock-in)되면서 AI검색 생태계가 더 공고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서비스 사용자들은 검색하다가 원하는 답을 찾지 못하면 일반 검색 서비스로 돌아가는 대신 다시 질문을 입력하거나 재미나이, 클로드 같은 다른 AI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샤됐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궁금증을 해결하거나 문제해결을 위해 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하는 행동습관이 바뀌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실제로 이용자의 검색 목적 순위를 보면 ‘장소 관련 정보검색’이 1위(46.1%)였는데 40.6%로 감소하면서 2위로 내려앉았습니다. 대신 2위를 기록했던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검색(45.5%)은 2.1%p 상승해 1위(47.6%)로 올라섰습니다. ‘업무나 학습에 필요한 정보검색’도 지난해 3월 7위(31.5%)에서 12월 5위(37.4%)로 상승하면서 5.9%p 증가했습니다.
포털 검색창의 ‘명사형’에서 생성형AI의 ‘문장형’으로 이용자가 검색에 접근하는 사고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즉 정보수집에 무게를 둔 포털이나 해시태그 같은 검색에서 지식 습득을 목적으로 하는 생성형AI 프롬프트로 옮겨간 것이지요.
예를 들어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 예전에는 후보 차종을 검색하고 가격, 기능, 제원 등을 직접 비교해야 했다면 AI는 나의 연봉, 자동차의 주요 용도, 가족, 라이프사이클 등을 옵션으로 주면 통합적으로 비교해 가장 적합한 자동차를 추천하는 구조입니다. ‘탐색 비교 판단‘ 등 많은 과정이 생략되고 결정만 하면 되는 ‘비교의 시대’에서 ‘큐레이션의 시대’로 옮겨간 것입니다.
이런 변화는 여행, 식생활, 쇼핑, 마케팅 등 삶의 많은 부분에서 일어날 것입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검색 결과 상단에 브랜드가 노출되도록 특정 키워드를 개발하는 검색엔진 최적화에 주력하는 대신 AI가 학습하기 좋은 구체적인 데이터와 신뢰할 수 있는 맥락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인간의 의사결정 방식과 비즈니스 생태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환점기 맞고 있는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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